신약은 ‘기획’이 아니라 ‘그리움’에서 태어났습니다: 우연한 정경의 시작
기록은 ‘기획’보다 ‘그리움’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열렬히 사랑에 빠졌을 때를 상상해 보십시오. 처음에는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 함께 걷는 길,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굳이 우리가 나눈 대화를 기록하여 ‘사랑의 교본’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이 멀리 떠나거나, 다시 만날 기약이 늦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펜을 듭니다. 그가 남긴 편지를 소중히 모으고, 그가 했던 말들을 기억해 내어 종이 위에 옮기기 시작합니다. 신약성경의 탄생도 이와 같았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록된 ‘책’이 아니라, 함께 먹고 마시며 전해 들었던 예수라는 인물의 ‘살아있는 목소리’ 였습니다. 그들은 조만간 그분이 다시 오실 것이라 굳게 믿었기에, 수백 년 후를 대비한 경전을 만들 여유도, 필요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파편화된 편지들과 기억들이 오늘날 우리가 읽는 ‘거룩한 경전’으로 굳어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기획된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간절한 그리움과 공동체를 지키려는 실존적 투쟁의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