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시온의 ‘삭제’와 박해의 ‘불’: 정경을 굳힌 결정적 순간 5가지
울타리는 태풍이 올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평소에 집 주위의 울타리는 마당의 풍경을 가리는 답답한 장애물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센 태풍이 몰아치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침입자가 나타나는 순간, 그 울타리는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는 유일한 생명선이 됩니다. 경계선은 누군가를 밀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본질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정경화 과정 역시 이와 같았습니다. 초기 공동체가 예배와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도들의 글을 읽어오긴 했지만, "이것이 우리 성경의 전부다"라고 못을 박는 일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공동체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몇 차례의 결정적인 폭풍우가 찾아왔습니다. 그 위기의 순간마다 그리스도인들은 가슴 속에 품었던 양피지 뭉치들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단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걸 것인가?" 정경화는 우아한 신학적 토론의 결과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벼랑 끝에 선 공동체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지적 방어선’ 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방어선을 치게 만들었던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